The Met Orchestra
Sunday, October 5, 2008 at 3 PM
Stern Auditorium, Carnegie Hall
Artists
The MET Orchestra
James Levine, Music Director and Conductor
Christian Tetzlaff, Violin
Program
BEETHOVEN Grosse Fuge, Op. 133
MESSIAEN Et exspecto resurrectionem mortuorum
BRAHMS Violin Concerto
(Encore: BACH Gavotte en Rondeau from Partita No. 3 in E Major, BWV 1006)
2부만 쏙 보고 오려고;; 열심히 1부 시간계산을 했다. 메시앙은 인터넷에서 찾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레코딩시간을 땄는데...2시 50분쯤 도착해서 검표하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도 된다고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꼭대기층 복도겠거니, 그럼 거기서 조금만 기다리겠거니 했다. 근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나오는 작은 문을 여니 바로 드레스 써클(발코니 바로 아래층 좌석)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마이갓. 문을 벌컥 열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 너무 놀라서 바로 문을 닫고 엘리베이터 앞 작은 공간에 갇혀서...근 30분이나 서서 기다렸다 ㅠ_ㅠ 읽을 책이 있었다는 게 다행이지. 1부가 끝난 시각은 4시하고도 15분. OTZ
친구랑 같이 산 티켓이라 공연장에서 만나자고 했었는데, 좌석에 앉아있던 친구가 날 보자마자 "난 너무 일찍와서 메시앙을 다 들어버렸어!" ㅋㅋㅋ 2부 시간 맞춰서 오겠다는 날 구박하더니, 자기도 2부만 보려고했는데 베토벤이 끝났을 때 도착해버린 거다. ㅋㅋ 암튼 이틀 연속 공연을 반씩만 들으려니 좀 거시기~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나도 다 먹고(?) 살아야지...ㅠ_ㅠ
크리스타인 테츨라프는 실제로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올시즌 뉴욕필 공연이 예정되어있으나(w/ 살로넨) 하필이면(!!) 곡이 시마노프스키. 요새 시마노프스키가 유행인가...시카고랑 오는 프랑크 페터 침머만도 시마노프스키를 들고오던데...시마노프스키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연주자들이 차이코프스키같은 너무 클래식한 레퍼토리만 연주하는 것보다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긴 하지만 한번도 실제로 들어본 적이 없어 무척 보고싶었던 연주자를 드디어 처음으로 실제 라이브를 보는 공연에선 그런 클래식한 곡을 듣고싶다...는 것이 나의 소박한 바램.
오늘 공연은 그래서, 테츨라프가 브람스를 연주한다길래, 그래서 티켓을 구입한 공연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 테츨라프의 연주를 보고 나니 테츨라프가 진품 과르네리를 쥐고 연주하는 것이 너무너무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He currently performs on a violin modeled after a Guarneri del Gesu made by the German violin maker, Peter Greiner. 라고...)
왼손 아티큘레이션이 아주 좋고, 보잉도 좋고, 특별히 나무랄데가 없는 호연이었지만 가장 거슬린 것이 악기소리. 레가토로 뽑아낼 때는 과르네리 진품 부럽지않을 대단한 소리를 뽑아냈지만(이건 테츨라프의 소리뽑아내는 기술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frog부분에서 강하게 코드를 그어댈 때 깊이가 없는 거친 소리가 났다. 본인의 보잉 스타일일 수도 있겠지만 30분여동안 관찰한(!) 결과, 악기 탓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가장 첫부분에는 연주자 자체도 몸이 약간 덜 풀렸는지 깊고 넓게 죽죽 그어대는 코드들의 소리가 좁고 얇고 얕았다. 전체적으로도 악기소리에 깊이와 두께가 부족하다는 느낌... 테츨라프는 이 악기가 가진 100%를 넘어선 소리를 모두 뽑아낸다는 느낌이 역력했고, 그렇게 종종 드러나는 악기의 자질문제(?)가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테츨라프의 연주는 참 좋았다.
1악장 전주, 아주 미묘하게 빨라 내겐 살짝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속도였지만 오케스트라 파워는 참 좋았다. 그리고 바로 나오는 바이올린 선율은 위에서 말한대로, 앞부분에서는 몸이 좀 덜 풀린 듯 했고...하지만 특별히 흠잡을 만한 데는 없는, 깔끔한 연주였다. 악기 자체가 위에서 말한대로 "다른 명품 악기들에" 비해 깊이가 부족한 소리를 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소리를 "뽑아낸다"는 것 자체가 정말 놀라웠다. 보잉도 무척 힘이 있었고 포르테 사운드도 강렬했다. 다만 1악장이건 3악장이건 좀 앞으로 달려간다는 느낌이 강했는데...곡이 워낙 장대하고 몰아치는 곡이라 살짝 너무 분위기를 탄 듯도 하고. 조금만 속도를 잡아주었으면 더 좋았을걸...싶기도 하고. 하지만 좋은 연주였다.
2악장이 가장 아쉬웠는데, 2악장은 독주자가 오케스트라와 융화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특별히 앙상블이 많이 어긋나지는 않았으나 아무래도 소리가 좀 이질적(?)이어서 그랬는지 바이올린 솔로가 오케스트라 위를 겉도는 느낌. 하지만 후반에는 괜찮아졌다. 오보에 솔로는 별로 인상적이지 못했음. 3악장은 역시 좀 너무 달리는 느낌이 들었고;; 좀 딱딱했달까. 하지만 탄력있는 보잉이 참 좋았다.
그런데 테츨라프는 은근히 중요한, 그러나 전혀 어렵지 않은 부분에서 음정이 흔들리는 듯!! ㅎㅎㅎ
예를 들어 카덴짜 끝나기 직전의 낮은 G#(G현)이 너무 낮았고(순간 움찔);; 앵콜로 들려준 바흐의 가장 마지막 8도 음정도 너무 심하게;; 나가 버렸는데;; 테크닉적으로 어려운 빠른 패시지들이나 어려운 코드들은 잘하면서 뜬금없이 이런 데서 음정이 나가주니 좀 당황스러웠음;;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치며 올라간 산 정상에 깃발을 꼽는 순간 발목을 삐끗하는 것 같은? ^^;;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악기는.....으으으으음...
그런데 앵콜로 들려준 바흐에선 아무래도 "거친 쇳소리"가 날 만한 패시지가 없기 때문인지 깜짝 놀랄 만한 소리를 들려줬다. 하지만 역시나 살짝 급하고 그러다보니 음악 자체에 깊이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주 심플하게 잘 매만져진 바흐였다.
브람스건 바흐건, 일사천리로 연주하는 것은 공통점이었고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품 과르네리를 쥐어준다면, 오늘의 브람스가 어떻게 달라질까 너무너무너무 궁금하다. 본인이 생각이 있어 현대악기를 쓰는 거겠지만, 그리고 사실 장려할만한 일이고 또 장려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악기의 한계가 문득문득 느껴질 때마다 많이 아쉬웠다...